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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박사되기

홍어박사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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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홍어.. 그건 음식도 아녀~~ - 2007년 이벤트 참가 (조인철 님)
작성자 김영창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7-09-23 09: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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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690

홍어를 떠올리면 나에게는 쓰라린  추억이 떠오른다.

그 당시..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은 대충 정치인, 사이비 종교인. 김일성. 등등이었다.
그러나 그 사건이 있고 난 후에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다름아닌 홍어를 먹는 사람이 되었다.
지금도 나는 홍어를 먹는 사람을 싫어한다.


벌써 17,8년이 흘렀나..
막 학교를 졸업하고 창원에서 첫 사회생활이 시작되었을 때..
술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는 총각이 객지에서 저녁마다 하는 일이라곤
음주가무가 대부분을 차지했을 때의 일입니다.

안주삼아 주로 먹는 것은 삼겹살이나 회였었는데..
매일 반복되는 안주에 약간 싫증이 났을 때
회사 선배들과 처음으로 한정식집에 가게 되었지요.

약간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국악이 은은하게 들리면서,
우아한 한복을 갖춰입은 연상의 여인네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시더군요.
약간은 연배가 있는 손님을 맞는 식당이었습니다.

첨으로 받아보는 럭셔리한 술상에 약간은 들뜬 기분으로 술을 즐겼습니다.
이쁜 누나들이 생선도 발라주고 말동무도 해주니 그야말로 별천지더군요.
음식이 나올때마다 주인 아주머니가 오셔서 음식설명도 해주시고, 먹는 방법도 가르쳐 주시고..

술병이 여러 병 실려나가고..
빈속에 급히 마셨던 탓인지 술이 살짝 취하고 속도 울렁거리고 해서..
선배들도 계신데 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흑산도에서 왔다는 홍어를 가져오시더군요.
그 때가 홍어를 처음으로 본 순간이었습니다.
귀한 것이라며 일인당 한점씩 맛을 볼 수 있도록 조금만 가져오셨는데

옆자리 여인이
김치에 돼지수육과 낯선 고기를 싸서 제게 권하더군요.....

그러나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것은 홍어가 아니었습니다.

그 여인의 섬섬옥수....


만약 제가 술이 조금만 더 취했더라면 덥석 그 손을 잡아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여인의 손이 이토록 아름다울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사나이가 술한잔했다고 추태를 보이면 안되지..’ 하면서
계속 그 섬섬옥수만을 쳐다보았는데

그 여인이 그러더군요.
‘이 홍어 한번 맛을 보세요. 아조~ 맛있어요. 한번 맛을 들이면 자꾸 찾는다니깐요.
창원에서 이렇게 맛있는 흑산도 오리지날 홍어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우리집 뿐이에용~ 호호호’

그러나 그때 제 눈에 다시 들어온 것은 홍어삼합도, 섬섬옥수도 아니었습니다.

그 여인의 붉은 입술!!
여인의 입술이 이토록 먹음직(?)스럽게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날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제 머릿속에는 홍어삼합보다는 그 여인의 붉은 입술과 섬섬옥수를 제 입술로 싸서 먹는(?) 상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참으로 성스러운(?) 총각이었나 봅니다.

하지만 다시 반쯤 정신을 차리고 현실로 돌아와서
여인이 권하는 대로 입을 벌려 삼합을 받아먹으면서

‘저 손가락도 같이 깨물어버릴까?’하는 엉큼한 생각을 하면서 난생 처음으로 홍어를 씹었는데......

...
...

제 입안에 있던 삼합이 순간적으로 공간이동을 해버렸습니다.

제게 안주를 권했던 여인의 얼굴과 이쁜 한복으로.....

처음 먹어보는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음식에 저도 모르게 홍어가 제 몸을 벗어나버렸던 것이지요.
그날 일은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도 자판을 치는 손꾸락이 떨려옵니다.
그 덕분에 사무실 선배들에게 오랫동안 놀림을 당해야 했지요.
어쨌든 붉어진 얼굴로 그 집을 나오면서 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홍어.. 그건 음식도 아녀~~

이렇게 홍어와의 첫 번째 인연은 끝이 났습니다.


그러고 몇 달 뒤
저의 총각생활도 서서히 대단원의 막을 내릴 징조를 보였습니다.

같은 직장에 다니던 여인과 교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업무상이던 회식이던 항상 어울려 다니면서 술도 많이 마셨는데..

그 여인은 저에게 또 다른 아픔을 안겨주게 됩니다.


사무실에서 회식을 하던 날.

장소가 그때 그 한정식집으로 정해졌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왠지 불길한 기운이 제 머리를 스쳤습니다.

그때 그 개망신이 생각나서 조심스레 술을 마시고 있는데..
음식이 어느정도 나오고 나니 마지막으로 문제의 그 ‘홍어삼합’이 나오더군요.

그날 홍어가 나왔을 때는 섬섬옥수와 붉은 입술에 마취를 당해 몰랐었는데..
이번에는 접시가 근처에 오자 악몽의 암모니아 냄새가 제 코를 괴롭혔습니다.

아예 자리를 일어나서 바깥에 나가 담배를 한대 피우고 돌아오니..
접시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습니다.

일인당 한점씩 나오는데, 누가 다른 사람이 먹었나 보다 했지요.

무사히 회식을 마치고, 일행들과 헤어져
결혼을 약속했던 여인과 둘이서 골목길을 걸었습니다.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길에 들어서서 제가 입을 열었습니다.

‘대라~ 주디~’

경상도 사투리인데, ‘대라’는 부딪혀라는 뜻이고, ‘주디‘는 입술을 말합니다. 해석을 하자면 ‘뽀뽀 하자‘ 라는 뜻입니다.
결혼도 약속했고, 술기운도 있었기에
그 여인도 별다른 저항은 없었지요.

혹시라도 골목에 사람들이 지나갈지도 몰랐기에
급히 그녀의 입술쪽으로 돌진을 했습니다.

그녀의 앵두같은 입술과 저의 닭똥집같은 입술이 드디어 랑데부를 하고
1초 쯤 흘렀나?

저는 급히 입술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 홍어먹고 토했을 때의 그 냄새.. 바로 그 냄새가 그 여인의 앵두같은 입술에서 발산이 되고 있었던 것이었던 것입니다.

다시 울렁거리는 속을 진정시키고 그녀를 쳐다보니..
그녀도 놀란 듯이 저를 쳐다보다가 집히는 곳이 있는지
‘홍어 냄새가 나는가 보네’ 하더군요.

알고보니 제가 홍어를 못먹는줄 아는 그녀가 제가 먹을 홍어까지 먹었더군요.
자기는 홍어를 좋아한다고 하면서..

어쨌든 그날 집으로 돌아오면서 저는 이런말을 했습니다.

홍어먹은 입술은 입술도 아니여~ 차라리 발가락이랑 뽀뽀를 하는게 낮지..


다시 몇 달뒤, 2001년 4월에 그날의 상처는 가슴속에 묻어두고 그녀와 저는 부부의 인연을 맺었습니다.

신혼때, 둘다 술을 워낙에 좋아하는 관계로,
창원의 밤거리를 거닐며 술집순례를 다녔습니다.

둘다 크게 가리는 것 없이 잘 먹기에,
둘중 한명만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들어가서 마셨는데..
총각시절의 아픈 추억 때문에 유일하게 한곳.. 그곳만은 쉽사리 들어가질 못했습니다.

‘**홍탁‘이라고 하는 식당.

몇 번을 그냥 지나치다가 어느날은 마눌의 애원에 용기를 내어 들어갔습니다.
꽃같은 신부가 분당 100회의 속도로 가슴을 흔들면서 애교를 부리는데, 모른척하면 그건 틀림없이 고자일겁니다. ㅎㅎ

홍어와 돼지수육, 김치 그리고 막걸리를 앞에 두고..
첨에는 수욕에 막걸리만 먹다가, 에라이 묵꼬 죽자~~ 하면서 자그마한 홍어를 씹었는데...

그다지 암모니아 냄새도 없고 육질도 독특한 것이 나쁘지는 않더군요.
다시 한점 먹어보고, 또 한점 먹어보고 슬슬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알고보니 마눌이 주인 할머니께 부탁을 해서 숙성이 덜된 것으로 주문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인연을 맺은 홍어에 이제는 슬슬 중독이 되어서,
그 식당에 가면 숙성이 많이 된 것으로 알아서 가져다줍니다.
요즘도 한달에 두세번은 자동으로 발길이 옮겨집니다.

이제 홍어는 같은 값이면 톡톡 쏘면서 입천장이 벗겨질 듯한 느낌이 나야 먹은 듯 합니다.
먹고난 다음날은 이상하게 술먹은 날 같지않게 개운하고 응가(?)도 시원한 것이 제게는 보약과 다름없는 보물이 되었습니다.

작년에 어렵사리  구입한 흑산도 홍어를 접했던 날은 감격 그 자체였었지요.
북한 동포들과의 이산가족 상봉 이후로 그날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ㅎㅎ

그러나 저는 아직도 홍어를 먹는 사람들을 싫어합니다.

이렇게 귀하고 맛있는 홍어를 자주 먹을 수 없는 이유가,
홍어맛을 아는 사람들 때문이라는 원망 아닌 원망이 듭니다.

저는 이런 이벤트 반대합니다.

홍어맛을 모르던 사람들까지 홍어맛을 알아서 우리들 먹을 것이 없어질까 두렵습니다.

홍어코  [2007/03/30]  ::
  ㅎㅎㅎ 

흑산도홍어  [2007/03/30]  ::
  하하하 

마산홍어  [2007/03/31]  ::
  ㅋㅋ..이벤트가 빨리 끝나야 되겠네요^^ 

경주  [2007/04/01]  ::
  ㅋㅋㅋ 

황명구  [2007/04/02]  ::
  어찌 입에서 군침이... 한복입은 누님 상상때문인지, 홍어때문인지..ㅋㅋ 강추 

장동건  [2007/04/04]  ::
  ㅎㅎㅎ오늘 저녁은 홍탁으로... 

독로  [2007/04/04]  ::
  이참에 뭔 맛인가 한번 시도해볼까? 

삼순이  [2007/04/05]  ::
  ‘대라~ 주디~’ 압권입니다 

God  [2007/04/05]  ::
  그렇게 맛있나요? 나도 한번 맛을 볼까나? 

박창원  [2007/04/09]  ::
  님의 글에 홍어냄새가 나는듯... 

바다  [2007/04/10]  ::
  홍어는 한번도 안먹어봤는데.. 용기를 내볼까요?? 

신김치  [2007/04/13]  ::
  홍어 조~오~치~~ 대라 홍어주디... 

서민  [2007/04/14]  ::
  내용을 안 보았으면 깜빡 속을뻔했네요~~~ 

은주  [2007/04/14]  ::
  근디 처음 먹으면 그렇게 부담스럽나요? 

홍어날  [2007/04/16]  ::
  ㅎㅎㅎ 문디~~~냄시 징하게 나네~~~ 

홍어곱  [2007/04/16]  ::
  ㅋㅋㅋ 부담되서 못 먹겄네~~~ 

흑산도전복  [2007/04/16]  ::
  하하하 홍어말고 전복도 맛난디 이 기회에 같이 묵으면 좋겠네요^^ 

현빈  [2007/04/16]  ::
  미녀에게서 확 깨는 냄시가 나면....ㅋ 안봐도 꽝입니다요 ㅋㅋㅋ 

흑산도좋아  [2007/04/16]  ::
  올여름에 휴가 가서 꼭 가서 맛을 한번 봐야겠죠? 캬아 침이 꼴깍 꼴깍!~~~ 

홍어삼합  [2007/04/16]  ::
  하하하 삼합을 해서 먹으면 괜찮은데 처음이라 그래도 부담되셨는가보다 

원빈  [2007/04/16]  ::
  안봐도 어떤 상황일지 감이오네^^ 흐흐흐힛 

문재현  [2007/04/18]  ::
  마지막 반전 영화의 한편같네염!! 막판에 웃음이~ 

에릭  [2007/04/18]  ::
  다들 저런 황당한 경우가 있다던디 재밌네~~키키키 

거제  [2007/04/21]  ::
  도데체 뭔 맛이길에 이리 난리지? 

홍어삼탁  [2007/04/21]  ::
  ㅋㅋㅋ 홍어맛은 못 속이제....암 그럼그럼... 

서해  [2007/04/21]  ::
  하하하. 만만한게 홍어 거시기라고 이벤트도 반대? ㅎㅎㅎ 

남해  [2007/04/22]  ::
  흐흐흐 아무래도 다 먹어서 없애야 겠죠? 

진주  [2007/04/22]  ::
  이건 먹은 것도 아니고 안먹은 것도 아니여~~ 그라제라? ㅎ 

다도해  [2007/04/22]  ::
  나랑 울 마누라도 쩌런 기억 있는디 쬐까 부끄러웠을 것이여~~~ 

김해  [2007/04/22]  ::
  경상도 울 고향에도 홍어집을 낸다냐 만다냐 고민되네.ㅠㅠ 

경주  [2007/04/22]  ::
  수학여행온 애그들한테 홍어를 한점식 줄끄나? ㅋ 

자갈치아지매  [2007/04/23]  ::
  그리 묵고 잡노? 퍼뜩 오그래이~~~ 

부산  [2007/04/24]  ::
  문디들~~존건 아라가꼬.....ㅉㅉㅉ 

통영  [2007/04/26]  ::
  그리 맛있나~~~나도 한점 주그라~~ 

진해  [2007/04/26]  ::
  목구멍에 홍어 넘어가는 소리....꼴깍꼴깍~~~ 

드레곤  [2007/04/30]  ::
  조서방! 잘 있지요? 화이팅! 건강! 

익사이  [2007/05/01]  ::
  홍어 없어 못먹고 안줘서 못먹제이!!! 

현주  [2007/05/01]  ::
  잘 지내 제 ???? 

한기산  [2007/05/04]  ::
  홍어~~ 홍어와 한잔하니...어라~ 대박이네~~ 

아구찜  [2007/05/04]  ::
  얄마~~~ 같이 묵자~~~~알았재? 

홍어회  [2007/05/04]  ::
  혼자 묵으면 디진다..ㅋㅋㅋ 입 씻지마라 잉~~~ 

홍어곱  [2007/05/04]  ::
  ㅋㅋㅋ 혼자 먹어야 맛나제...안그려? ㅋㅋㅋ 

남해바다  [2007/05/05]  ::
  저노마 땜시 별짓을 다하네 그려~~그 놈의 홍어가 뭔지,,, 

박창원  [2007/05/23]  ::
  1등 했은게 조치? 니 땜시 고생했다는거 아니여 

황명구  [2007/05/23]  ::
  야 임마~~ 입 씻지 마라니깐......혼자 쳐묵고 있구만 

흑산도홍어  [2007/06/19]  ::
  ㅎㅎㅎ. 같이 논아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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