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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박사되기

홍어박사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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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점 정설화 되어가고 있는 홍어거시기 속담에 대한 반론 - 경험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종용 님)
작성자 김영창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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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7-09-23 09: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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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587

'06년 4월 실시된 흑산도홍어 홈페이지 3주년 기념행사 2등상에 당첨되신 정종영님의 글입니다.

홍어하면 뭐니뭐니해도 홍어거시기에 대한 속담이 우선 입에 오른다. 술자리에 가도 그렇고, 홍어간판만 봐도 묻는 것이  "만만한게 홍어 거시기"이란 속담이 어떻게 생겼을까다.

누구하나 딱부러지게 정답을 밝힐 수 없는 입장에서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유력설은  '숫컷을 암컷으로 둔갑시켜 더 좋은 값을 받으려고 그것을 거세했다' 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억측이 아닌가 싶다.  나는 다음의 이유로 억측의 모순을 밝히고자 한다.
먼저 경제적 이득을 위해 거세했다는 점의 모순이다. 홍어를 사는 사람이 대부분 성인일 건데 거세했다 해도 어떻게 모를 수 있겠는가? 홍어나 사람이나 모든 동물에서 보이는 음양의 생김새는 다 같은 법이다. 또한 뭍에서는 수컷의 거시기를 볼 수가 없어야 하는데 난 어렸을 때 너무나 흔하게 봤다

둘째, 어민을 천시하려는 불순한 사회적 유언비어에서 유래되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유력설에 나타나는 어민의 행위는 이렇다. " 홍어 수컷이 배위에 올려졌다. 어부의 표정은 일그러진다. 그 다음 어부는  낫을 들어 홍어의 거시기를 거세한다. 어부는 암컷으로 둔갑한 수컷 홍어를 보며 만족스러한다'. 여기서 묘사되는 어부는 사기꾼이요. 사회적 악이다. 사회적 악은 당연히 천대받아야 마땅하다. 이러한 등식이 성립되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까?

세째, 유력설이 담고 있는 속담의 유래와 속담이 뜻하는 것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이해하고 있는  속담의 뜻은 " 자기(해당물건)와 상관없는 상황에서 상대방이 책임을 모면할 목적으로 자신(해당물건)의 이름을 거론했을 때 쓰이는  속어 또는 비어"로 본다. 적용례를 보자, [A와 B가 서로 티격태격한다. A 는 B때문에 상황이 악화되었다 하고 B는 아니라고 하고 있는 중이다. 이때 저 멀리서 C가 등장한다. B는 옳다구나 생각하고 C때문이라고 A에게 말한다. A는 C에게 추궁한다. 영문을 모르는 C는 한참후에야 상황을 포착하고 A와 B에게 '내가  만만한게 홍어거시기으로 보이냐' 를 외치며  분노를 토해낸다. ] 속담의 뜻이 이렇다면 나는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이해관계)속에서 속담이 유래되었다고 감히 주장한다.

그렇다면 내가 주장하는 홍어 속담의 유래는 무엇인가. 유래를 주장하기 전에 이해를 돕기위해 나의 성장환경을 잠시 언급하고자 한다.

나는 전라남도 바다를 끼고 있는 모처에서 40년 전 낳고 성장기를 보냈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5일장이 열리는 장터였고 5일장을 준비하는 어물집(생선을 파는 가게를 동네에선 그렇게 불렀다)들이 많았다. 그중에 한집이 홍어를 파는 집이었다. 그집은 4일동안 장터에 말려서 5일되는때에 그 홍어를 전부 팔았다. 그래서 1,2일째는 항상 생홍어가 그집 앞에 산더미를 이뤘고 일부는 그늘진 곳에서 또 일부는 햇볕에 말렸다. 하도 냄새가 진동한지라 마을 사람들은 냄새를 맡고 한분 두분  당시 주막집까지 겸하고 있던 홍어집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면  홍어집주인은 말리고 있는 홍어로 가서 수컷의 거시기를 꺾어서 안주로 내 놓는다. 돈은 막걸리 값만 받았다. 또 동네 아줌마들은 말리는 홍어수컷(내 기억으로는 홍어를 뒤집어서 말리는 것으로 기억된다)을 보면서 힐끗쳐다보기도 하고 어떤 간 큰 분들은 거시기를 만진다. 거참 신기하지 않는가? 2개의 거시기가 꼬리를 사이에 두고 위풍당당하게 자리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 속담유래에 대한 결론을 말하고자 한다. 흑산도는 홍어잡이배가 많았는데 홍어 만선을 하면 어부들은 기분이 좋아 막걸리를 한잔씩 한다. 안주가 없던 터라 어부들은 자연스럽게 잡은 물고기를 안주로 삼는데 그 물고기가 없으면 홍어의 거시기를 안주로 삼았다. 주막집(대부분 어부가 겸업)에서도 안주를 시키지 않으면 모두 홍어거시기를 서비스 안주로 내놓았다(맥주를 시키면 공짜로 주는 튀밥격이다).. 한해는 홍어 흉년이 들었으나 타향살이후 흑산도 고향을 찾은 촌부가 주막집을 찾았고 당연히 나올 줄 알았던 홍어거시기가 나오지 않았다. 이에 격분한 흑산도 귀향촌부는 "아니 홍어거시기도 읍소? 안주를 꼭 시켜야 하요? 하자, 주막집 주인은 "이제 홍어거시기도 만만한게 아녀, 읍서서 못팔아".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만만한게 홍어거시기"란 속담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한편으로는 홍어 생식기가 2개로 기이하여 동네 과부 또는 처녀들이 만져서 부쳐졌다는 당시 동네 아저씨의 말도 지금 생각해 보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상으로 나의 주장을 마친다. 나 또한 유래 배경을 정확히 알리 없지만 그렇다고 섬사람들의 얄팍한 상혼으로 몰아부쳐져서는 아니될 말이다. 이제라도 흑산도내에서 정밀한 고증을 통해 그 유래를 연구해 봤으면 좋겠다.

글 후기

며칠전  직장후배가 급하게 전화왔다. 후배왈 흑산도 홍어를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이벤트가 진행중이라며 수기를 응모하면 된단다. 친절하게 사이트도 가르켜 주었다. 약 4년전에 회사 동료 한명이 흑산도 홍어를 주문해 놓고 나를 초청한 적이 있었다. 내가 전라도 태생이라고 홍어광으로 안다. 그 뒤로 매년 순번을 정해놓고 흑산도 홍어를 주문하여 한 상 딱 부러지게 차려서 오손도손 모여 먹는다.

올해는 공짜로 먹어 봤으면 좋겠다.
그게 안된다면 거시기라도 부쳐줬으면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연락하실 사항이 있으면 019-***-9239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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