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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선회 10배로 즐기기
작성자 김영창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17-09-23 0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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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633

회박사’ 조영제 교수의 생선회 10배로 즐기기

수조에서 2~3일 묵은 방어 도톰하게 썰어 한입에 쏙∼

조영제 부경대 교수·식품공학 yjcho@pknu.ac.kr 

후텁지근한 여름엔 날것을 먹지 말라지만, 바닷바람 맞으며 회 한점 입에 안 넣고 여름을 날 수 있을까. 생선회는 식중독 위험과 얄팍한 주머니 사정도 깜빡하게끔 미식가를 유혹한다. 더위가 한풀 꺾이면 그 위세는 더욱 기세등등해진다. 생선회 관련 논문만 31편을 쓰고, 생선회 관련 석·박사를 10여 명이나 배출한 자타 공인 ‘생선회 박사’ 조영제 교수. 횟집·일식집 주방장도 배워간다는 그의 생선회 특강.

 
생선회의맛을 결정하는 데는 씹을 때 치아로 느끼는 육질의 단단함(씹힘성)과 혀로 느끼는 미각이 주로 관여한다. 생선회는 크게 흰살 생선회와 붉은살 생선회로 나뉘는데 넙치, 우럭, 농어 같은 흰살 생선회가 방어, 참치, 전갱이 등의 붉은살 생선회보다 육질이 단단해 씹히는 느낌이 좋고, 담백한 맛을 낸다. 붉은살 생선회는 흰살 생선회보다 쫄깃함은 덜하지만 여러 성분이 들어 있어 진한 맛을 낸다.

따라서 흰살 생선회를 먹을 때는 육질의 단단함이 어느 정도인가를 느끼려 노력하고, 붉은살 생선회를 먹을 때는 혀로 느끼는 맛이 얼마나 진한가를 살펴야 생선회의 참맛을 알 수 있다. 생선회가 접시에 담겨 나오면 맨 먼저 담은 모양과 종류에 따른 색택(色澤) 및 썰기 형태 등을 눈으로 충분히 감상한 다음 이와 혀에 온 신경을 집중해 생선회의 종류별로 오묘한 맛을 느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생선회를 먹기 시작한 역사도 조선 중기 정도로 비슷하지만 생선회를 먹는 문화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살아서 펄떡펄떡 뛰는 것을 먹기 직전에 손질해 먹는 활어회(活魚膾) 문화에 익숙하고, 씹을 때 육질의 단단함이 느껴지는 넙치, 조피볼락, 농어 같은 흰살 생선회를 좋아한다. 반면 일본은 죽여서 3~4일까지 두고 먹는 선어회(鮮魚膾) 문화가 일반적이고, 씹히는 맛보다 혀로 느끼는 맛 성분이 많이 든 방어, 참치, 전갱이 같은 붉은살 생선회를 좋아하는 미각 문화가 발달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생선회와 초밥의 소비비율이 8: 2 정도인데 일본은 그 비율이 2: 8로 정반대다. 일본의 초밥시장 규모는 연간 약 15조원으로 우리 활어시장 규모(5조원)의 3배나 된다.

DHA, EPA가 성인병 예방



생선회의 종류엔 활어회, 선어회 외에도 둘의 중간쯤 되는 ‘싱싱회’가 있다. 싱싱회란 활어를 잡아서 바로 먹지 않고, 육질의 단단함이 최고조에 달하는 5~10시간 후에 먹는 것으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씹히는 감촉이 좋을 뿐 아니라 혀로 느끼는 맛도 10배 이상 좋아진다. 가격은 활어회의 50~67% 수준. 해양수산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싱싱회’를 보급하기 위해 현재 싱싱회 가공 공장을 짓고 있다.

생선 기름은 다가불포화지방산과 기능성 성분인 오메가-3계열의 DHA 및 EPA 함량이 높아 동맥경화, 뇌졸중 같은 순환기 계통의 질병과 당뇨병을 예방한다. 아울러 암과 치매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두뇌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생선에도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지만 DHA와 EPA, 타우린이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로 만들어 혈관에 축적된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을 녹여내므로 성인병을 예방한다.

고등어, 방어, 전갱이, 숭어 같은 붉은살 생선은 넙치, 조피볼락, 농어와 같은 흰살 생선보다 기름이 많으므로 몸에 좋은 DHA 및 EPA가 많으며, 타우린, 무기질, 비타민 함량도 높다. 일본인들이 붉은살 생선을 즐겨 먹는 것은 일본이 장수 국가로 이름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붉은살 생선을 좋아하는 일본인의 평균 수명은 82.1세인 반면 흰살 생선을 즐겨 먹는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7.9세다.

비와 생선회 질은 무관

생선회에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 3대 영양소가 모두 들어 있다. 이들 영양소의 열량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각각 4kcal/g이고, 지방질은 9kcal/g로 배 이상 높다. 붉은살 생선이 흰살 생선보다 지방 함량이 높으므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붉은살 생선회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붉은살 생선에 들어 있는 지방은 EPA 및 DHA를 많이 함유해 붉은살 생선회의 고열량 섭취에 따른 해(害)보다는 기능성 성분이 주는 이로움이 더 많다.

 

습도와 비브리오 패혈증균의 증식량  습도(RH)  초기균수  1시간  2시간  5시간 
40%  520  668  1,799  18,930 
70%  520  658  1,786  19,250 
90%  520  673  1,809  19,110 

흐린 날, 혹은 비 오는 날 생선회를 먹으면 안 된다는 말은 근거가 있을까. 냉장고 등 저온시설이 드물고 위생관념이 부족하던 시절, 여름철에 바닷가 또는 재래시장의 노점에서 판매하는 것을 먹고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었을 것이고, 지나가는 소나기에 흠뻑 젖은 생선회가 맛이 좋았을 리가 없었던 데서 비롯됐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횟집은 대부분 옥내이고, 식재료를 위생적으로 다루며, 생선회는 살아 있는 것을 조리하므로 비 오는 날, 흐린 날이라고 해서 식중독에 걸리고 맛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감염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해서도 과민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비브리오 패혈증을 신종 3군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했다. 사망률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비브리오 패혈증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한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의 90% 이상이 만성 간질환, 알코올 중독, 당뇨병 등의 지병이 있는 사람이거나 저항력이 약한 고령자이며, 건강한 사람이 걸릴 확률은 극히 낮다. 따라서 만성 간질환 등 지병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의 특성을 알면 안심하고 생선회를 먹을 수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소금이 있어야 살 수 있고 활어의 근육 안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전염성이 없으며 5℃이하에서는 증식이 불가능하고 산에 약하므로 위에서 소화되는 동안 위산과 접촉해 죽는다. 따라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먹더라도 위에서 소화될 때 대부분 사멸되므로 건강한 사람은 패혈증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 활어의 근육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는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아가미나 비늘 밑에 붙어 있다가 칼, 도마, 행주 등의 조리기구나 조리사에 의해 오염될 수 있으나 위생관리에 신경을 쓰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비 오는 날은 습도가 높아서 식중독이나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생각도 과학적 근거가 없는 편견일 뿐이다. 습도가 비브리오 패혈증균의 증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넙치회를 비브리오 패혈증균으로 오염시킨 후 각기 다른 습도(겨울철 습도인 40%, 여름철 습도인 70%, 비 오는 날 습도인 90%)로 조절된 용기에 넣고 30℃에서 균의 증식 정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습도가 높다고 해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의 증식이 빨라지진 않았다(표 참조).

생선회는 활어를 위생적으로 조리하므로 비 오는 날이라고 해서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비 오는 날에는 손님이 적으므로 다른 때보다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 일본에는 비 오는 날이라고 해서 생선회를 먹지 않는 일은 없다.

양식산에 대한 편견을 깨자


운동량이 적은 양식산 활어는 씹히는 맛이 덜하지만 넙치처럼 2kg 이상 나가는 생선은 양식산도 자연산에 버금가는 맛을 낸다. 
비 오는 날은 생선회 맛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양식업이 발달하기 전 자연산 생선회만 있던 시절엔 비가 오면 고기잡이배가 조업을 할 수 없었기에 횟집에서 2~3일 전에 잡은 활어를 손질해 내놓았다. 넓은 바다에서 자란 자연산 활어가 횟집의 좁은 수조에 2~3일씩 갇혀 있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육질이 퍼석해지고, 심하면 죽기도 한다. 양식업이 발달하기 전까진 ‘비 오는 날은 생선회가 맛없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활어의 95%가 양식산인 요즘의 생선회 맛은 날씨와 무관하다. 양식 활어는 본래 좁은 수조에서 자라기 때문에 횟집의 좁은 수조에서도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으며, 보관일수가 길어지면 체내의 지방이 에너지로 분해되므로 육질이 더 단단해진다. 양식장에서 잡아온 생선을 바로 내놓는 것보다 수조에서 2~3일 묵은 생선의 맛이 훨씬 좋다는 건 실험으로 확인된 바다.

생선회를 먹을 때 굳이 자연산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맛이나 영양면에서 양식산이 자연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자연산은 먹이를 직접 잡아먹기 때문에 굶을 때도 있지만 양식산은 영양분이 풍부한 양질의 사료를 꾸준히 공급받는다. 더군다나 기능성 성분인 EPA 및 DHA가 많이 들어 있는 정어리 등의 생 사료를 먹고 자라므로 동맥경화나 고혈압 같은 순환기 계통의 성인병과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높다. 양식산은 운동량이 적어 자연산에 비해 육질의 단단한 정도가 덜하지만 넙치처럼 2kg 이상 나가는 생선은 자연산에 버금가는 맛을 낸다.

소비자들이 양식산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항생제다. 하지만 항생제는 물고기에 투여된 직후부터 흡수, 순환 과정을 거쳐 시간이 지나면 배설되므로 양식업자들이 활어를 출하하기 전 3~4주간의 안전 휴약 기간만 준수하면 항생제 잔류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


생선회 따로, 채소 따로

모둠회 접시에는 다양한 종류의 생선회가 담겨 있으나 일반 소비자들은 각각의 이름을 알지 못하고 먹는 경우가 태반이다. 생선회를 맛있게 먹으려면 우선 자신이 먹는 생선의 이름이 뭔지부터 알아야 한다. 이름을 알면 종류별 맛의 차이에 민감해지기 때문이다.

생선회의 참맛을 보려면 생선과 채소를 따로 먹어야 한다. 생선회를 마늘, 초고추장, 풋고추 등과 함께 쌈을 싸 먹으면 생선회 고유의 맛이 마늘의 강한 향에 가려지고, 채소가 생선 씹는 맛을 느끼지 못하게 하기 때문. 생선회 고유의 맛도 느끼고, 산성 식품(생선회)과 알칼리성 식품(채소)을 균형 있게 섭취하려면 생선회와 채소를 따로 먹는 것이 좋다.

참치회를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참치회에는 으레 김과 참기름이 따라 나온다. 그러나 참치를 김에 싸서 먹으면 김의 독특하고 강한 냄새 성분(황화수소, 메틸디슬파이드, 유기산 등)과 맛(아미노산, 이노신산 등)이 참치회의 고유한 맛을 가려버린다. 참기름 역시 진한 향이 참치회 고유의 맛과 향을 희석시킨다. 참치회는 한 점씩 고추냉이(와사비)에 찍어서 먹는 것이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생선회 양념장은 보통 고추냉이를 푼 간장과 초고추장, 된장, 이 세 가지다. 흰살 생선회는 톡 쏘는 성분이 비린내를 없애줄 뿐더러 항균작용을 하는 고추냉이 소스와 가장 잘 어울린다. 지방이 많은 생선회는 선도가 빨리 저하되고 좋지 못한 냄새를 풍기므로 된장에 찍어먹는 것이 좋다. 된장의 콩 단백질과 카르보닐 화합물이 냄새를 제거하기 때문. 오징어, 굴, 멍게 같은 연체류와 패류는 초고추장과 잘 어울린다.

생선요리에 레몬즙을 뿌리는 것은 생선의 선도가 떨어지면 알칼리성 물질인 암모니아, 아민 등의 좋지 않은 냄새 성분이 나오므로 이를 산성인 레몬즙으로 중화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됐다. 또한 레몬즙은 짠맛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냉장시설이 발달하지 않아 생선을 염장해 보관할 때 생선요리에 자주 쓰였다.

하지만 생선회는 활어를 조리한 것이므로 중성(pH 7.0)이고 비린내가 거의 없다. 중성의 생선회에 강산성(pH 2.4)의 레몬즙을 뿌리면 생선회 고유의 맛이 레몬향에 가려진다. 레몬향을 좋아하는 사람은 레몬즙을 생선회에 직접 뿌리지 말고, 양념장에 뿌리는 것이 좋다.

순서대로 먹자


생선회 먹는 순서 
생선회를 먹을 때는 담백한 맛의 흰살 생선회를 먼저 먹고, 진한 맛의 붉은살 생선회를 나중에 먹어야 각각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붉은살 생선회를 먼저 먹으면 진한 맛 성분이 입에 남아 흰살 생선 고유의 담백한 맛을 느끼지 못한다. 생선초밥을 먹을 때는 초밥 한 개를 먹은 다음 차를 마시거나 생강 초절이를 씹어서 입안을 깨끗이 한 뒤에 다른 초밥을 먹어야 생선회 종류별로 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생선회마다 써는 법도 다르다. 육질이 단단한 어종은 얇게, 육질이 연한 어종은 두껍게 썰어야 씹는 맛을 최상으로 느낄 수 있다. 육질이 가장 단단한 복어는 ‘나비 날개처럼’ 쟁반의 무늬가 보이도록 얇게 썰어서 펼친다. 얇게 썬 복어회를 양념장에 찍은 다음 입에 넣고 혀로 굴리면서 맛보는 담백함과 씹을 때의 쫄깃쫄깃함은 가히 일품이다. 흰살 생선인 넙치, 조피볼락, 농어 등은 5~10mm로 썰고, 방어와 참치 등 육질이 연한 붉은살 생선은 10~20mm로 두껍게 썰어야 씹히는 맛이 좋다. 단 기름기가 많은 참치의 뱃살은 보통 두께인 5mm 정도로 썰어야 느끼하지 않다.

“생선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하고 물으면 한국 사람은 대부분 ‘소주’라고 답한다. 반면 일본인은 정종이 생선회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소주와 정종은 각각 희석주와 발효주로 제조방법이 다르고, 알코올 도수도 23도와 13도로 차이가 난다. 단백질 식품인 생선회는 술에 취하는 속도를 완화하고 숙취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그렇다고 생선회가 술안주로 제격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횟집의 광경을 떠올려보자. 주요리인 생선회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부요리(쓰케다시)를 안주삼아 소주잔이 돌아간다. 어느 정도 술기운이 오른 다음엔 오감(五感)이 무뎌져 생선회 맛을 느끼기에 역부족이 되어버리고 만다. 고가인 생선회가 중저가인 술의 안주거리로 전락하고 마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종류별로 생선회 맛을 충분히 본 다음 소주를 곁들이면 생선회 맛을 즐길 줄 아는 미식가가 될 뿐 아니라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

생선회는 쇠고기 안심이나 등심에 뒤지지 않는 비싼 음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푸짐한 무채 위에 얹어진 생선회를 보면 ‘당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인식을 반영해 무채를 깔지 않은 ‘누드회’를 파는 곳도 있다. 그러나 생선회 밑에 까는 무채는 생선회를 보기 좋게 하고, 습기를 적당히 머금고 있어 생선회가 건조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일부에선 무채가 지방의 산화를 막고, 염분을 흡수하며 항암작용까지 한다고 선전하기도 하는데 이는 과학적으로 전혀 입증된 바가 없다.

초밥의 맛은 온도가 결정


초밥의 맛은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조리사가 만든 즉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횟집이나 일식집에 가면 부요리가 푸짐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업소끼리 부요리 가짓수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언제부턴가 횟집에 가면 손님이 떠난 뒤 식탁 위에 남겨진 생선회를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많은 사람들이 생선회를 남기는데, 대부분 생선회 맛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생선회보다 먼저 나오는 부요리를 너무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맛있는 생선회를 먹기 위해 횟집을 찾았다가 부요리만 실컷 먹고 나오는 생선회 식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생선회 가격이 정해져 있는 한 부요리가 푸짐해질수록 주요리가 부실해지는 건 당연하다. 부요리가 많이 나오는 횟집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주요리인 생선회 맛이 좋은 곳을 찾는 미식가가 되자.

초밥의 맛은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초밥이 가장 맛있는 온도는 정상인의 체온과 같을 때다. 밥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초밥을 만들 때 손으로 적당히 뭉치기가 어렵고, 밥이 식으면 밥알의 점성이 약해져 손으로 단단히 눌러야만 뭉쳐지기 때문이다. 초밥은 입에 넣었을 때 형태가 무너지고 밥알이 입안에 흩어져 침을 빨아들일 때 제 맛이 난다. 초밥이 침을 빠르게 빨아들일수록 맛이 좋은데, 뜨거운 밥으로 만들면 안쪽에 증기가 모여 있다가 초밥 표면에 수분 막을 형성해 침을 잘 빨아들이지 못하게 된다.

한편 식은 밥을 손으로 단단히 쥐어서 만든 것을 입에 넣으면 밥알이 잘 흩어지지 않고 서로 달라붙어 있으므로 표면적이 작아서 침의 흡수율이 떨어진다. 완전히 식어버린 초밥은 전분이 단단해져 침이 잘 흡수되지 않는다. 따라서 초밥은 카운터에 앉아서 조리사가 만든 것을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초밥은 신선한 생선과 밥맛의 조화이며, 간장은 초밥의 맛을 더 좋게 하는 액세서리다. 그런 만큼 간장은 조금만 묻혀 먹는 것이 좋다. 밥에 간장을 듬뿍 묻히면 밥알이 흩어져 먹기가 어려우므로 편의상 간장은 생선에 묻히는 것이 좋지만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趙永濟
● 1957년 경남 진영 출생
● 부경대 식품공학과 졸업, 일본 홋카이도대 박사(수산학)
● 미국 캘리포니아대 객원교수, 現 부경대 식품생명공학부 교수
● 저서: ‘생선회 100배 즐기기’ ‘생선회가 웰빙이다’ 등 


초밥은 일본의 포장마차에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손으로 집어 먹었으나 위생 문제를 고려해 점차 젓가락을 사용하게 됐다. 손이든 젓가락이든 먹기 쉽고 위생적이면 될 것이다. 초밥을 집어서 생선에 간장을 살짝 묻힌 다음 생선이 먼저 혀에 닿게 하여 먹는 것이 초밥의 맛을 제대로 음미하는 방법이다.

초밥도 생선회를 먹을 때와 같은 순서로 먹으면 된다. 담백한 맛을 내는 흰살 생선 초밥을 먼저 먹고, 맛이 진한 붉은살 생선과 조개류는 나중에 먹어야 초밥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초밥을 하나 먹고 난 다음엔 생강 초절이나 연한 차로 입안에 남아있는 생선 맛을 씻어내야 다른 초밥의 맛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생선회와 관련된 유용한 정보는 (사)한국생선회협회 홈페이지(www.whe 100.org)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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